루미인피부과 · 피부과 전문의 칼럼
색소의 흑과 백,흑자와 백반증 살펴보기원인과 치료 방법

안녕하세요. 루미인피부과 최재원 원장입니다.
“얼굴에 있던 갈색 점이 해마다 진해지는 것 같아요.” “손등에 하얀 반점이 생겼는데 번질까 봐 걱정이에요.” 진료실에서 색소 고민을 꺼내시는 분들께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한 분은 피부가 짙어져서, 다른 한 분은 색이 빠져서 오셨지만 두 고민은 같은 세포에서 시작됩니다.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한곳에서 지나치게 일하면 갈색 반점인 흑자가 되고, 반대로 멜라닌세포가 사라지면 하얀 반점인 백반증이 됩니다. 그래서 색소 진료에서는 이 둘을 ‘색소의 흑과 백’처럼 함께 보게 됩니다. 오늘은 흑자와 백반증이 왜 생기는지, 각각 어떻게 치료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백반증 부분은 백반증과 건선을 오랫동안 진료하고 연구해 오신 최지호 원장님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흑자와 백반증은 같은 멜라닌세포에서 출발합니다
멜라닌세포는 표피의 가장 아래층인 기저층에 드문드문 있는 세포입니다. 가지처럼 뻗은 돌기로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주변 각질형성세포에 나누어 주고, 이 색소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속을 가려 줍니다. 우리가 보는 피부색은 이 색소가 얼마나 고르게 퍼져 있는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흑자는 이 멜라닌세포가 한곳에서 늘어나거나 색소를 많이 만들어 그 부위만 갈색으로 짙어진 상태입니다. 백반증은 정반대로, 멜라닌세포가 사라져 그 부위에서 색소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겉으로는 한쪽은 짙고 한쪽은 하얗지만, 둘 다 멜라닌세포에게 생긴 변화라는 점은 같습니다.

자외선이 오래 쌓이면서 표피 아래쪽의 멜라닌세포와 색소가 늘어납니다. 경계가 비교적 또렷한 갈색 반점으로 보이고, 얼굴과 손등처럼 햇빛을 많이 받는 곳에 생깁니다.
면역세포가 멜라닌세포를 공격해 그 부위의 색소가 빠집니다. 우윳빛에 가까운 하얀 반점으로 보이고, 얼굴뿐 아니라 손발·입술·관절 주변 등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흑자는 햇빛이 쌓인 곳에 생기는 갈색 반점입니다
흑자는 크게 어릴 때부터 생기는 단순흑자와, 자외선 노출이 오래 쌓여 생기는 일광흑자로 나눕니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과 손등에 늘어나는 갈색 반점을 흔히 노인성 흑자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일광흑자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흑자는 나이보다 그동안 받아 온 햇빛의 양과 더 가깝다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일광흑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표피 아래쪽이 손가락처럼 길게 내려오고, 그 끝을 따라 멜라닌세포와 색소가 늘어나 있습니다. [1] 색소가 표피에 모여 있어 색이 짙고 경계가 분명하며, 한번 생기면 저절로 옅어지기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와 개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얼굴의 갈색 반점이 모두 흑자는 아닙니다. 기미, 주근깨, 지루각화증이 함께 있는 경우가 흔하고, 종류에 따라 맞는 치료가 다릅니다.
| 구분 | 이렇게 보입니다 | 주로 생기는 곳 | 치료에서 다른 점 |
|---|---|---|---|
| 흑자 | 경계가 또렷한 갈색 반점, 크기가 제각각 | 광대, 관자놀이, 손등 | 색소를 겨냥하는 레이저로 병변을 직접 치료합니다 |
| 기미 | 경계가 흐린 연갈색 얼룩, 양쪽 대칭 | 양볼, 이마, 윗입술 | 강한 레이저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어 토닝과 약을 함께 씁니다 |
| 주근깨 | 깨알 같은 작은 반점이 흩어져 있음 | 코와 양볼 | 여름에 짙어지고 겨울에 옅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 지루각화증 | 표면이 살짝 도드라지고 거친 갈색 병변 | 얼굴, 두피, 몸통 | 튀어나온 병변은 깎아 내는 레이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한 사람의 얼굴에 여러 색소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반점마다 구분한 뒤 치료 순서를 정합니다.

흑자는 레이저로 색소를 잘게 부수어 치료합니다
흑자는 색소가 표피에 모여 있기 때문에 멜라닌에 잘 흡수되는 레이저로 치료합니다. [3] 본원에서는 주로 리팟레이저를 사용합니다. 532nm 파장이 갈색 색소에 흡수되어 색소를 잘게 부수고, 부서진 색소는 표피를 타고 올라와 얇은 딱지가 되어 떨어집니다. 리팟레이저는 조사 직전에 주변 혈관을 먼저 수축시켜, 치료 뒤 붉은기와 염증 반응을 줄이도록 설계된 장비입니다.

딱지는 보통 1~2주에 걸쳐 떨어지고, 그 뒤로 몇 주 동안 분홍빛이 돌다가 주변 피부색에 가까워집니다. 이 시기에 주의할 것이 염증 후 색소침착입니다. 동양인 피부에서는 흑자 레이저 뒤 일시적으로 갈색이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보고되어 있습니다. [2] 대부분 수개월에 걸쳐 옅어지지만, 이 색을 남은 흑자로 오해해 서둘러 다시 치료하면 오히려 더 짙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딱지가 떨어진 뒤 보이는 갈색이 남은 흑자인지, 회복 중에 올라온 색소침착인지 구분하는 과정이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크고 짙은 흑자는 한 번에 무리해서 지우기보다 피부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누어 치료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흑자 치료는 얼마나 세게 지우느냐보다, 지운 뒤 피부가 어떻게 아무는지를 끝까지 지켜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남은 색이 보여도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복 경과를 함께 보면서 다음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해 드리겠습니다.
최재원 대표원장 · 피부과 전문의 · 리프팅·색소질환
리팟레이저가 흑자 치료에 쓰이는 이유 보기 →
흑자 제거 후 색소침착이 생기는 이유 보기 →
백반증은 면역세포가 멜라닌세포를 공격해 생깁니다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세포가 사라지면서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0.5~2%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 국내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61,451명에서 2024년 69,777명으로 늘었습니다. [4][5] 전염되는 병이 아니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어느 나이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원인은 한 가지로 설명되지 않지만, 핵심은 면역 반응입니다. 타고난 체질적 요인이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나 피부 손상 같은 계기가 더해지면, 몸을 지키던 면역세포(CD8 T세포)가 멜라닌세포를 공격 대상으로 착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터페론 감마라는 신호 물질이 JAK이라는 경로를 거쳐 면역세포를 더 불러 모으고, 그 결과 멜라닌세포가 사라지면서 색이 빠집니다. [4] 최근 백반증 신약이 이 JAK 경로를 막는 방향으로 개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백반증은 퍼지는 모양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눕니다. 몸 양쪽에 비슷하게 생기고 시간이 지나며 늘어날 수 있는 비분절형이 대부분이고, 몸 한쪽에 띠처럼 생겨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진행이 멈추는 분절형이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치료 목표와 방법이 달라집니다.
하얀 반점이라고 모두 백반증은 아닙니다
곰팡이 감염인 어루러기, 아이들 얼굴에 잘 생기는 백색비강진, 중년 이후 팔다리에 쌀알처럼 생기는 특발성 적상저색소증, 습진이나 레이저 뒤에 남는 염증 후 저색소 반점도 하얗게 보입니다. 이런 반점은 색이 조금 옅어진 정도인 경우가 많고, 백반증은 색소가 거의 다 빠져 우윳빛에 가깝고 경계가 또렷한 편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우드등이라고 부르는 자외선 조명을 비추어 봅니다. 백반증 부위는 자외선 아래에서 하얗게 도드라져 맨눈으로 보이지 않던 경계까지 드러납니다. 백반증은 갑상선 질환 같은 다른 자가면역 질환과 함께 오는 경우가 있어, 필요하면 혈액 검사도 함께 권해 드립니다.
백반증 치료는 번지는 것을 막고 색을 되돌리는 일을 함께 합니다
백반증 치료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지금 번지고 있는지입니다. 최근 새 반점이 생겼거나 기존 반점의 테두리가 흐릿하게 넓어지고 있다면 활동기로 보고, 면역 반응을 가라앉혀 진행을 멈추는 치료를 먼저 합니다. 한동안 변화가 없는 안정기라면 빠진 색을 다시 채우는 치료에 더 힘을 싣습니다.
| 치료 | 어떻게 작용하나요 | 이런 경우에 씁니다 |
|---|---|---|
| 바르는 약 | 스테로이드 연고, 타크로리무스 같은 면역조절 연고가 병변 부위의 면역 반응을 낮춥니다 | 범위가 좁은 병변, 다른 치료와 함께 기본으로 사용 |
| 엑시머레이저 | 308nm 자외선을 하얀 부위에만 좁게 비추어 면역세포를 조절하고 멜라닌세포를 자극합니다 | 얼굴·입술·손등처럼 범위가 정해진 병변 |
| 전신 광선치료 | 311nm 협대역 자외선을 몸 전체에 고르게 비춥니다 | 몸 여러 곳에 넓게 퍼진 백반증 |
| 먹는 약 | 활동기에 짧은 기간 면역 반응을 눌러 진행을 늦춥니다 | 빠르게 번지는 시기 |
| JAK 억제제 | 면역세포를 불러 모으는 신호 경로를 막습니다 | 바르는 룩소리티닙은 미국·유럽에서 허가되었고, 먹는 우파다시티닙은 2026년 허가 신청 단계입니다 [8] |
| 이식 수술 | 정상 피부의 멜라닌세포를 하얀 부위로 옮겨 심습니다 | 1년 이상 변화가 없는 안정된 병변, 특히 분절형 |
JAK 억제제를 국내에서 쓸 수 있는지와 적용 대상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진료 때 함께 확인해 드립니다.
광선치료는 보통 일주일에 2~3번씩 몇 달에 걸쳐 받습니다. 여러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 협대역 자외선 치료를 6개월 받은 환자의 약 74%에서 색이 어느 정도 돌아왔고, 75% 이상 회복된 비율은 6개월에 약 19%, 12개월에 약 36%로 치료 기간이 길수록 높아졌습니다. [6] 바르는 JAK 억제제 임상에서는 24주 뒤 얼굴 병변이 75% 이상 회복된 비율이 약 30%로, 위약군 7~11%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7]
색이 돌아오는 모습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하얀 부위 전체가 한꺼번에 짙어지기보다, 털구멍 주변에 남아 있던 멜라닌세포에서 점처럼 색이 먼저 돌아오고 그 점들이 넓어지며 이어집니다. 그래서 털구멍이 촘촘한 얼굴과 목은 반응이 좋은 편이고, 털이 적은 손가락 끝과 발, 입술은 시간이 더 걸립니다. 반점 안의 털까지 하얗게 변했다면 색을 만들어 줄 세포가 적다는 뜻이라 치료가 더딜 수 있습니다.
흑자와 백반증, 생활에서 함께 지킬 것이 있습니다
짙어지는 색과 빠지는 색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일상에서 지켜야 할 것은 많이 겹칩니다.
- 자외선 차단제는 계절과 상관없이 바릅니다. 흑자는 자외선이 쌓여 생기고, 백반증 부위는 색소가 없어 쉽게 화상을 입습니다.
- 문지르고 긁는 자극을 줄입니다. 백반증은 긁히거나 쓸린 곳에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꽉 끼는 옷, 시곗줄, 때를 미는 습관도 다시 살펴 주세요.
- 레이저 뒤 딱지는 저절로 떨어지게 둡니다. 억지로 떼면 그 부위에 색소침착이 남기 쉽습니다.
- 수면과 휴식을 챙깁니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백반증이 시작되거나 번지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같은 조건에서 사진을 찍어 둡니다. 색의 변화는 하루하루로는 알기 어려워, 경과를 비교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 갈색 반점이 몇 달 사이에 빠르게 커지거나, 색이 얼룩덜룩하고 경계가 들쭉날쭉해졌을 때
- 반점이 도드라지거나 피가 나고 딱지가 반복될 때
- 하얀 반점이 새로 생기거나, 기존 반점이 커지고 개수가 늘어날 때
- 하얀 반점 안의 털이 함께 하얗게 변했을 때
- 아이에게 하얀 반점이 보이거나, 갑상선 질환 등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을 때
루미인피부과 흑자·백반증 치료 사례
같은 흑자, 같은 백반증이라도 부위와 크기, 생긴 기간에 따라 치료 경과가 다릅니다. 아래는 본원 홈페이지에 소개된 사례입니다. 사진을 누르면 사례별 치료 내용을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흑자
백반증
개별 환자의 치료 기록이며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병변의 범위와 생긴 기간, 부위에 따라 치료 횟수와 기간이 다르고, 촬영 조건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루미인 시술 사례 전체 보기 →흑자와 백반증은 색이 짙어지느냐 빠지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둘 다 멜라닌세포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느냐가 치료의 시작입니다. 흑자는 다른 색소와 구분해 필요한 만큼만 지우고 회복을 지켜보는 것이, 백반증은 번지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 쓰이는 반점이 있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먼저 어떤 색소인지 확인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쓴 의사
의학적 참고
- DermNet. Lentigo pathology. 단순흑자·일광흑자의 조직 소견(표피돌기 연장, 기저층 색소 증가)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 Kang HJ, et al. Postinflammatory hyperpigmentation associated with treatment of solar lentigines using a Q-Switched 532-nm Nd:YAG laser: a multicenter survey. J Dermatolog Treat. 2017;28(5):447–451.
- Ortonne JP, Pandya AG, Lui H, Hexsel D. Treatment of solar lentigines. J Am Acad Dermatol. 2006;54(5 Suppl 2):S262–S271.
- Frisoli ML, Essien K, Harris JE. Vitiligo: mechanisms of pathogenesis and treatment. Annu Rev Immunol. 2020;38:621–648. 백반증의 유병률과 CD8 T세포·인터페론 감마·JAK 경로를 정리한 리뷰입니다.
- 뉴시스(2026-04-04). 국내 백반증 환자 약 7만명…4년 새 13.5% 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인원 통계를 인용한 기사입니다.
- Bae JM, et al. Phototherapy for vitiligo: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Dermatol. 2017;153(7):666–674.
- Rosmarin D, et al. Two phase 3,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of ruxolitinib cream for vitiligo. N Engl J Med. 2022;387(16):1445–1455.
- AbbVie (2026-02-03). AbbVie submits regulatory applications to FDA and EMA for upadacitinib in adults and adolescents with vitiligo.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입니다. 도해는 원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한 그림으로 실제 조직 소견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치료 방법과 기간, 부작용 위험은 병변의 종류와 피부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진료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안내받으시기 바랍니다.
중안면 일광흑자
경계가 또렷한 흑자
광대·눈가의 큰 흑자
얼굴 전체로 번지던 백반증
윗입술 백반증
이마에 흩어진 탈색반
